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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7-10-30 09:56:21
  • 수정 2017-10-30 10: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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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타이젬 '나는 유저다'에서 2014년 4월 17일에 쓰여진 글을 옮겨온 것입니다.

▲ 당진 신성대학교에서 열강중인 명노희(55) 교수.

"인성을 갖춘 청소년이어야 국가가 건강해집니다. 갈수록 인성교육이 멍들고 있는데도 선언적인 표어만 남발할 뿐이지 아무도 책임지려하지 않아요. 바둑이 인성문제를 풀 수 있는 열쇠입니다. 저는 폐교를 손질하여 특성화된 바둑중학교를 세울 계획입니다. 바둑대학도 있고 고교도 있지만 인성교육은 중학교 때가 적격이죠. 바둑도 교육도 인성이 바탕이 된 창의성에 미래가 달려있습니다."

사거리 곳곳마다 선언적인 문구로 자신을 알리는 플래카드가 넘쳐나는 것을 보면 선거의 계절이 다가왔음을 느낀다. 12년 타이젬 골수 유저이면서 교육자인 그는 바둑으로 청소년의 멍든 인성교육을 하겠다고 나섰다. 하긴 바둑과 교육이라는 것이 이미 별개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잘 알고 있지만, 이렇게 공론화된 현장에서 용감하게 바둑을 자신의 트레이드마크로 활용하는 이는 처음이다.

충남 당진 소재 신성대학교 203호 강의실. 이곳에서 15년째 법학 행정학을 위주로 강의를 해왔으며 최근에는 범죄학 강의에 열중인 명노희(55) 교수를 만났다. 충남교육의원이자 한국교육의원총회 부의장이며 신성대학교의 초빙교수인 그는 현재 충남교육감 예비후보. 굳이 '바둑과 교육'을 강조한 이유는 바로 그가 바둑인이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그의 수행비서(윤호선)도 연구생 출신 강자란다. 그의 바둑관과 교육관을 들어보았다.

▲ 명노희 교수(왼쪽에서 3번째)는 작년 충남바둑협회장에 취임한 뼈속까지 바둑인이다.

바둑 이력을 간단히 설명해주시죠.
얼마 전까지 충남바둑협회장을 역임했고(현 명예회장) 서산시바둑협회장을 지냈습니다. 각 지자체나 교육계에서도 바둑만큼 좋은 소재를 찾기 힘들거든요. 바둑인들은 바둑인들 나름대로 대회가 많아져야 좋을 것 아닙니까. 그래서 힘이 닿는대로 대회를 만들었습니다. 천안교육장배 서산교육장배 해미읍성축제 등등. 충남은 전국대회가 아직 없으니 내년에는 한번 고려해 보려고 합니다.

어떻게 바둑계와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까?
6학년 때 필이 꽂혔어요. 초등학교 때 친구가 아빠랑 바둑을 두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습디다. 바둑알은 당시 돈 60원 을 했는데 그걸 용돈 모아서 샀죠. 바둑판은 비싸서 화첩이나 베니어판대기에다 선을 그어서 두었죠. 그러다 공주교대에 입학하면서 기우회활동을 하기 시작했고, 좋아하는 선후배들과 해미기우회를 면단위에서 만들었어요. 그게 서산기우회의 모태가 되었죠. 2005년부터 한 5년 서산시바둑협회장을 했을 겁니다. 그러다 2013년에 충남바둑협회장까지 하게 되었죠. 지금은 명예회장으로 승진했습니다. 하하. 교육의원은 겸직을 못하나 봐요. 기력은 어림없지만 열정만은 협회장 급입니다.

기력은 어느 정도? 타이젬 ID를 공개하실 수 있나요?
타이젬 ID는 nohee2002입니다. 1단에서 1급 정도를 오르내립니다. 지금은 제가 교육감선거 때문에 너무 바쁘게 돌아다니니 접속할 시간이 없지만, 나중에 타이젬에서 보시면 유저분들 대국신청 많이 해주시기 바랍니다. nohee는 제 이름이고 2002는 처음 가입한 해입니다.

방과 후 학교 선생님도 직접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봉사활동이라고 봐야죠. 서산시바둑협회장 시절 관내 초등학교에서 바둑선생님을 파견해달라고 하는데, 그때는 마땅한 선생님이 없었어요. 그래서 협회장인 제가 직접 가서 했죠. 현 충남바둑협회 최기남 회장을 찾아가서 교수법을 배웠죠. 아마 지금 제가 교육감에 나와서 바둑공약을 나열하는 것도 그때의 영향이 컸습니다. 지금 교육의 화두는 인성입니다. 바둑이 특효약이지요.

▲ 충남도교육청에서 회의중인 명노희 교육의원. 그는 타이젬 ID는 nohee2002로 1단정도.

일선 선생님부터 출발해서 대학 강단까지 섰는데, 교육계 이력은?
81년 3월 신탄진초등학교를 시작으로 10군데에서 10년 정도 경력이 있어요. 이곳 신성대학교에서는 15년째 강의를 맡고 있습니다. 전공은 법학 행정이며 강의를 많이 할 때는 16~17학점도 했습니만, 지금은 시간이 부족해서 경호학과 학생들에게 범죄학 강의 3학점만 하고 있습니다. 바둑을 좋아하지만 교육계 역시 사랑합니다. 제 친정이 교육계니까요.

교육자로서 또 바둑인으로서 바둑과 교육을 접맥시키는 방법이 있다면?
지금 아이들이 열중하는 컴퓨터게임은 온통 피 흘리면서 베어버리는 식이 아닙니까. 초등학교에서는 인성교육으로서 바둑은 아직 살아있습니다. 문제는 중학교 이후입니다. 각 급 학교바다 특기적성교육을 강화하고, 또 특성화 학교로서 바둑중학교를 만들 계획입니다. 이곳에도 폐교가 많이 있는데 개조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인성이라면 중학교 때가 가장 필요한 때가 아닌가 합니다. 바둑과 교육은 백년대계입니다. 바둑을 배운 청소년은 미래를 자발적으로 계획하며 감동받을 줄 알고 희생할 줄도 아는 좋은 인성을 가지고 있죠. 저는 전 국민이 10급만 되면 소원이 없겠어요.

바둑과 교육, 큰 틀에서 고민하신 것이 있으면?
바둑두는 청소년들은 생각이 깊고 침착합니다. 인내심이 각별하며 감정조차도 제어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것입니다. 학부모 입장에서 이보다 더 좋은 교육이 있겠습니까. 이런 덕목을 비싼 영어학원 수학학원에서 가르쳐주는 게 아니죠. 바둑격언을 보세요. 예를 들어 유수부쟁선(流水不爭先)이라는 말 아시죠? 경쟁만을 일삼는 요즘세태에 교만하지 않고 다투지 않는다는 것은 진정한 대인이죠. 저는 공약집 속에 한 페이지를 할애해서 인성교육을 바둑으로 실천하겠다는 내용을 꼭 실을 것입니다. 맘을 다스리는 특효약인 바둑을 꼭 가르쳐야 합니다. 바둑을 아는 사람은 역시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바둑을 아는 교육인 명노희씨는 충남바둑계의 숨은 은인으로 통한다. 사진은 작년 서광사에서 벌어진 바둑대회 축사장면. 맨 오른쪽은 서광사 주지 도신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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