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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08-19 21:25:27
  • 수정 2021-08-20 00:5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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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발생한 최원진(대구)-정찬호(아비콘) 간 ‘판정유보' 경기는 결국 최원진의 반칙패로 결정났다. 


18일 경기 성남 K바둑스튜디오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 2021 내셔널리그 포스트시즌 6강PO 1경기에서 대구바둑협회와 아비콘포에버의 경기 제5국 (최원진-정찬호 대국)에서 발생한 ‘반칙패 해프닝’은 결국 반칙패로 결정났다.


대한바둑협회 운영위원회(김용수 위원장)는 아비콘측의 이의제기가 정당하다고 19일 발표했다. 따라서 6강PO 대구-아비콘의 경기는 아비콘이 3-2로 승리하여 4강PO에 진출했다.


잠시 어제(18일) 제5국이 사상 초유의 판정유보까지 이르게 된 상황 설명이 필요해보인다.


1~4국까지 양 팀 2-2로 팽팽한 승부가 진행되었고, 마지막 5국 정찬호-최원진 판이 승부판이 된 상황이었다. 승부는 거의 대구 최원진이 앞서있었다. 다만 마지막 초읽기 상황이었고 피차 긴장이 많이 된 상황이었다. 


결국 최원진은 하변 1선에 흑 두 점을 때려내면서(234수 째) 초읽기 독촉에 쫓긴 나머지 사석 둘을 들어내지 않고 계시기부터 눌러버렸다.  이 광경을 보자마자 상대인 아비콘 정찬호는 스튜디오에 있던 심판(임병만)에게 즉시 이의제기를 했고 심판은 경고 1회를 선언하고 계속 바둑이 진행되었다. 그러나 심판이 규정을 착각한 것으로 경고가 아니라 반칙패여야 했다.


심판의 경기진행 및 판정에 관한 규정 제1항 <착점> 5항. 상대방 돌을 따낼 때 돌을 들어내는 과정도 착점의 일부이다. 돌을 전부 들어낸 후에 계시기를 눌러야 한다. 초읽기 상황에서 돌을 따낼 경우에는 초읽기를 일시정지할 수 있다.


경기가 계속 진행되자 검토실에서 중계를 시청하던 아비콘 정준혁 감독은 스튜디오로 내려와 심판에게 ‘반칙패’라고 주장했고, 경기는 20분여 동안 일시 중단된 상황이었다. 심판과 대바협 직원은 내셔널 김기헌 심판위원장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역시 ‘반칙패’라는 답변을 들었다.


이에 대구바둑협회측에서는 ‘심판이 일단 경고가 주어지고 계속 경기가 속행되었는데 다시 반칙패를 선언하는 게 합당한가’라는 항의가 들어왔고 이에 심판은 사상초유의 시태에 쉽사리 명쾌한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당시 상황은 K바둑에서 생방송을 하고 있었고 20여분이나 대국자만 서로 비춰주는 어색한 상황이니, 일단 대국을 마무리하고(최원진 승) 내일(19일) 정식으로 이의제기를 하는 선에서 일단 봉합수순을 밟았다. 



▲최원진-정찬호 두 선수는 일시 중단 된 채 20여분은 어색하게 앉아 있어야 했다.


19일 오후 대한바둑협회에서는 아비콘측의 이의제기 상황에 관한 자료접수와 함께 내셔널 운영위원회(위원장 김용수)가 열렸다. 


오후6시경 김 위원장은 대한바둑협회 공지사항으로 어제 발생한 6강PO 대구-아비콘 제5국은 최원진 선수의 반칙패로 선언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김위원장은 “어제 돌발사건이 발발한 후부터 오늘 오후까지 심판위원회(위원장 강준열)과 심판위원 그리고 김기헌 심판위원장의 소견을 충분히 들었다.”며 “여타 스포츠에서는 한번 판정을 내렸으면 일단 진행하는 것이 원칙으로 대구측의 이의제기도 일리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백하게 규정에 위배되었으므로 반칙패를 선언하는 게 옳다는 여러 위원들의 판단이다. 모쪼록 아마바둑의 대제전 막바지에 이러한 해프닝이 일어난 것에 유감을 표하며 앞으로도 대한바둑협회는 공정한 룰 적용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다음은 김용수 대한바둑협회 운영위원장의 공식 발표문이다.


바둑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내셔널바둑리그 운영위원장 김용수입니다. 


2021년 8월 18일, 2021컨디션배 내셔널바둑리그 준플레이오프 1경기(서울 아비콘포에버VS대구바둑협회) 5국 정찬호 선수와 최원진 선수간의 경기에서 심판 오심이 발생하였고, 이에 서울 아비콘포에버 팀에서 정식으로 요청한 이의 제기 건에 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모니터링 확인 결과 계시기를 먼저 누르고 사석을 들어낸 과정을 확인하였고 이에 공정한 절차에 입각하여 내셔널바둑리그 운영규정, 심판 규정을 면밀히 검토 후 내셔널바둑리그 김기헌 심판위원장 판단과 대한바둑협회 심판위원장 및 심판위원회 의견을 취합 하였으며 최종적으로 내셔널바둑리그 운영위원회의 재량으로 서울 아비콘포에버팀이 요청한 반칙패 규정 조건에 성립되어 기존 심판이 판단한 경고 판정에서 반칙패로 정정 처리함과 동시에 서울 아비콘포에버 팀의 이의 제기를 존중하며 합리적 판단으로 처리 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아울러 아마바둑을 사랑해주시는 팬 분들께 사과의 말씀드립니다. 향후 대한바둑협회는 이와 같은 유사 사례 방지를 위해 심판 규정을 세밀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개편함과 동시에 철저한 심판교육과, 책임감 있는 자세로 임할 수 있도록 심판 교육에 더욱더 힘 쓰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 기사는 현장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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