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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3-30 21: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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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 내셔널바둑리그 개막식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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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바협 유감 2-2. 2018 내셔널바둑리그 고작 16개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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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바협 유감 2-2. 2018 내셔널바둑리그 고작 16개 팀?

 

내셔널바둑리그(이하 내셔널)에 얽힌 불만사항은 선수등록, 예산배분, 홍보, 운영의 일관성, 잦은 계획 변경, 팀 간 전력불균형 등 100가지는 족히 될 정도로 ‘대바협 소란’의 결정판이다. 여기서는 팀 수 축소에 관한 소회만 다루겠다. 

 

<< 16개 팀 100명 참여 4월부터 8개월간 대장정…2팀 줄어든 대신 선수층 두터워져>> 일요신문 3/29자 기사 제목이다. 대바협 신상철 회장의 신문사가 뽑은 제목이니 당연히 옳은 정보이리라.

 

그러나 기자는 팀 수를 지금 이 시각까지도 유동적으로 본다. 대바협에서는 어떤 무리를 해서라도 18개 팀을 맞추려고 할 것이며, 또 현행 16개 팀 중에 오는 31일까지 출전비용을 선납하지 못하는 팀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

 

프로들에겐 바둑리그 출전 선수와 미 출전 선수로 두 가지 계급이 존재하듯이, 내셔널에 뛰는 선수와 뛰지 않는 선수간 자부심 차이는 크다. 내셔널 팀이 줄어든다는 것은 선수들의 입장에서는 일자리가 없어지는 것이며, 내셔널 지원금을 받는 대바협 입장에서도 결코 탐탁지 않다.

 

▲ 2016년 고양시에서 벌어진 내셔널바둑리그.

 

내셔널은 구 대바협의 선물임에 그냥 유지만 잘해도 칭찬받을 수 있지만 대바협은 오히려 퇴보시킨 면이 있다. 대바협이 들어선 이후 두 번의 내셔널을 치렀고, 이제 4월이면 세 번째 시즌을 맞는다. 2016년 18개 팀, 2017년 역시 18개 팀, 2018년 16개 팀이다.(3/30 현재).

 

현 대바협이 손을 댄 1년차였던 2017년은 18개 팀이 만들어졌다(2016년은 중도에 현 대바협 관리). 후원사인 서울아비콘, 경기투머스크린과 아산엘크리스 제주시가 새로 합류했다. 대신 한림건설, 경북한국광물, 세종시, 고양시 등 4개 팀이 없어졌다. 그리고 2018년은 강원바둑단, 서울아비콘, 아산엘크리스, 대전, 충남 등 5개 팀이 사라지고, 광주무돌, 서울압구정, 서울KIBA 등 3개가 신생팀으로 들어왔다.

 

전체 팀 수는 별 차이가 없다고 해도 내막을 들여다보면 부실함이 숨어 있다. 17개 시도바둑협회 가운데 내셔널을 운영하지 못하는 광역지자체는 충남 강원 대전 경남 경북 세종 등 6개 지역. 당초 대바협이 전국체전에 17개시도 내셔널 팀을 출전시키겠다는 야심찬 계획이었음을 감안하면 오히려 역행하고 있다. 이러다간 내셔널이란 이름을 붙이기 난망하여 대한체육회 예산지원이 중단될 것을 염려해야 할 판.

 

올 2월 내셔널 관계자회의에서 대바협이 초기부터 강하게 견지한 규정 중 일부를 슬그머니 철회한 것이 있는데, 바로 ‘1시도 1팀’ 규정이다. 2016년 12월 팀 관계자 회의에서 친 대바협 운영위원장과 대바협이 힘을 합쳐 만든 규정이다.

 

당초 대바협은 내셔널리그 팀 수를 늘려 지역 팀을 1개씩 만드는 것을 쉽게 생각했던 것 같다. 1개 시도에 1개 팀을 만들어서 전국체전에 내셔널 팀으로 출전하는 그림을 그렸다. 취지는 좋다. 그런데 내셔널의 팀 사정을 고려하면 불가능에 가까운 기대였다. 내셔널과 전국체전을 한 통 속에 넣지 말자는 대다수 팀의 주장을 묵살했다. 

 

▲ 내셔널바둑리그 홈페이지

 

그 즈음, 모 지역협회에서 두 개의 팀을 만들 의향을 밝혔음에도 돌아온 대답은 역시 1시도 1팀 원칙. 부득불 팀 창설 의향이 있는 스폰서를 돌려보내야 했다. 이해 못할 일이었지만 원칙을 지킨다면 의미가 있다.

 

그런데 출전을 약속했던 충남이 갑자기 출전을 못하겠다고 하자 부랴부랴 아산팀이 결성되었다. 그러다 또 충남이 원안대로 참가하겠다고 연락이 오자 또 허락을 해준다. 충남지역은 아산과 충남 등 2개 팀을 허락했다. 앞뒤가 맞지 않는 처사. 올해 아산과 충남은 팀을 결성하지 못했다.

 

대바협은 팀을 20개 이상 만들 자신이 있다고 공언했다. 진작부터 참가를 원한 순천만국가정원(바둑고)의 경우는 몇 번이고 참가불가, 참가가능으로 오락가락 하게 만들었다. 팀 수가 18개를 기준으로 짝수가 되어야 함에, 만약 19개 팀이 될 것 같으면 바둑고를 빼려고 했고 17개 팀이 될 것 같으면 바둑고를 넣어주는 양수겸장의 수를 생각했던 것.

 

또 서울 경기는 복수의 팀이니 1시도 1팀 원칙을 3년간 유예했다. 그리고 3년 후엔 가능한 1개 팀으로 통합 조정한다고 했다. ‘가능한’이 뭔가? 결국 규정을 먼저 만든 게 아니라 현실에 그 규정을 껴맞춘 게리맨더링이었던 것.

 

결론적으로 서울 경기가 늘어나는 것을 막을 게 아니고 여타 지역을 접촉하면서 지역 대표성을 가진 팀을 굳건하게 만드는 게 옳았다. 올해 서울KIBA와 서울압구정이 만들어지니까 슬그머니 그 3년 유에 규정도 폐기하기에 이른다.

 

▲ 각 팀 관계자들이 포스트시즌 경기 도중 일어서서 관전하고 있다.

 

17개 시도협회는 지역 팀을 만들어야 협회존립에 정당성을 얻을 수 있다. 각 지자체별로 팀을 만들고 또 감독 코치도 하면서 지역 바둑계에서 입지도 생긴다. 따지면 내셔널은 선수 좋고 코칭스텝 좋고 응원할 팀 생기니 지역바둑계 누구에게도 좋다.

 

그러나 대바협은 기업 팀과 지자체 팀이 섞여있는 내셔널 사정을 간과한 것으로 보인다. 지자체 팀은 시도체육회에서 운영자금을 지원받기 때문에 든든한 모 기업이 떠받치고 있는 팀에 비해 열악할 수밖에 없고, 또 시도 팀은 전국체전 출전이 중요하겠지만 아무 관련이 없는 기업 팀은 전국체전을 신경 쓸 이유가 전혀 없다. 따라서 획일적인 1시도 1팀은 애초부터 이뤄지기 어려운 과제였다.

 

대바협이 전국체전을 중시하는 건 백번 지당하다. 전국체전은 실업팀 창단의 단서가 되며 각 시도체육회의 지원도 늘어나는 등 혜택이 많다. 그런데 전국체전에서 실익이 있으려면 종합점수배점을 얻어야만 한다는 것을 뒤늦게 알아차린 것일까(지금까지 바둑은 메달 점수만 주어졌다).

 

서울 경기가 메달을 휩쓸게 되면(이미 소년체전에서 연구생 참여문제가 대두되기도 했으나) 지역편중 문제가 생기고, 게다가 서울팀 ‘3년 유예’를 마감할 때가 다가오고 있고, 서울압구정 서울KIBA 등이 등장하여 서울 팀 수가 계속 늘어나고, 더더욱 지역편중이라는 ‘악습’을 되풀이해서는 종합배점을 받기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대바협은 스스로가 만든 내셔널 규정을 슬그머니 바꾼다.

 

▲ 2016년 한림건설과 충남팀의 시상식 모습.

 

1시도 1팀의 무리한 원칙이 곧 다가올 미래의 문제였다면 당장 발등에 붙은 불도 있었다. 작년 내셔널이 시작되기 전, 각 팀은 참가와 관련한 사항을 시도협회와 우선협의하고 협의가 원활하지 않으면 팀 구성에 대한 우선권은 해당 시도협회에 있다는 대바협 공지가 날아온다. 몇몇 지역협회와 내셔널 팀은 사이가 불편하다는 걸 알면서도. 

 

대바협이 지역협회와의 관계를 원활히 하겠다는 취지는 맞다. 그래서 지역협회의 장악력을 높이려 하는 것은 옳다. 그러나 수 천 만원을 들여서 만든 팀은 아랑곳 않고 ‘패밀리’만 챙기겠다는 발상이 문제였다. 듣기에 따라서는 팀을 지역협회에 귀속시키려는 의미와 같았다.

 

(경남)한림건설이란 팀이 있었다. 지금 대바협 홈페이지에는 (경남)은 빠지고 한림건설로 되어있다. 내셔널에서 종합우승을 한 바 있는 그 명문 팀이 ‘쓸데없는’ 규정 하나를 들이미는 통에 결국 해체되고 말았다. 당시 한림건설 입장은 내 돈 내고 팀을 만들었는데 왜 지역협회의 지도감독을 받아야 하는 지 의아하다는 것. 경남은 굵직한 기업도 많고 큰 도시도 많은 지역임에도 그 이후 2년 연속 내셔널 팀을 만들지 못한다.  

 

정치력이랄까 융통성이랄까 대바협의 케미스트리가 부재했던 예는 하나 더 있다. 현 대바협을 별로 탐탁지 않게 생각했던 지역에서 대뜸 팀을 해체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었다. 그래서 기자가 대바협에 알린 적이 있었다. 그렇다면 당연히 내셔널 운영위원장이나 대바협 임직원 등이 나서서 해체를 만류하고 나서야 하지만 대바협의 태도는 ‘안하면 관두고’였다. 결국 2년 동안 그 지역도 팀을 못 만들었다.

 

▲ 대한바둑협회 회의 모습.

 

지역바둑협회에서 내셔널 팀을 못 만든 곳이 6곳이나 된다는 사실은 지금 다시 생각해도 가슴 아프다. 16~18개 팀이 구성되었으니 대바협은 일단 면피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이렇게 부실하다.

 

기자는 작년 내셔널 감독을 경험해봤다. 당시 많은 팀 관계자와 공유한 느낌은 대바협이 현실을 무시한 경직된 정책으로 많은 바둑인들에게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주먹구구식 안일한 일처리와 함께 마치 점령군인양 오만하게 비치기까지 했다.

 

대바협 상임부회장을 겸임하고 있는 내셔널 운영위원장의 역할 또한 막중하다. 운영위원장은 내셔널을 위해 전국을 뛰어다니면서 팀을 만들고 그 팀을 굳건히 이어가도록 독려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해야 함에도, 대바협 지침을 하달하는 ‘엔터’ 역할에 머물러서는 곤란하다. 

 

지금도 바둑을 사랑하는 스폰서가 프로 쪽으로 슬며시 기울어가는 소리가 들린다. 한국기원의 세련된 접근법도 한몫했을 것이다. 내셔널 스폰서를 대바협의 주장대로 ‘천년만년 아마는 우리 편’ 혹은 ‘아마는 우리 것’이라고 여겨서는 심히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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