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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3-29 13:16:52
  • 수정 2018-03-30 22: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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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바둑 스튜디오에서 벌어진 2017 자몽신드롬배 내셔널바둑리그 포스트시즌 경기 장면.

 

대바협 유감 1. 내홍, 이제 시작일 뿐이다
대바협 유감 2-1. 내셔널바둑리그, 중계권 협상 난항
대바협 유감 2-2. 2018 내셔널바둑리그 고작 16개 팀?
대바협 유감 3. ‘대바협호’ 순항할 수 있을까?
대바협 유감 4. ‘또 다시’ 노사초배 문경새재배까지
대바협 유감 5. 식었어도 뜨거운 감자, 프로암바둑리그
대바협 유감 6. 밴드는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대바협 유감 7. 바둑계 상생, 끝장토론을 제의 한다

 

대바협 유감 2. <‘대바협호’ 순항할 수 있을까?>를 주제로 기사를 써야 하지만, 잠시 순번을 바꾸어 내셔널바둑리그 문제부터 다룬다.

http://www.badukilbo.com/news/view.php?idx=662 <대바협 유감 1. 내홍, 이제 시작일 뿐이다> 바로가기

 

대바협 유감 2-1. 내셔널바둑리그, 중계권 협상 난항

 

내셔널바둑리그는 아마바둑의 자존심이요 대한바둑협회의 야심작이다. 상위단체인 대한체육회에서 지원하는 4억원의 예산과 18개 구단의 운영비 참가비 등을 합치면 10억 원을 호가하는 아마바둑의 대제전이다.

 

대바협의 자존심 내셔널바둑리그는 구 대바협이 창설단계에서부터 초기 출범까지 심혈을 기울여서 만든 역작이었다. 본의 아니게 선물을 받은 현 대바협은 '손쉽게' 내셔널바둑리그를 인수인계하며 2년에 걸쳐 시행해오고 있다. 이 내셔널바둑리그가 심히 흔들리고 있다. 일단 발등에 떨어진 불부터 얘기하면-.

 

작년12월 대전에서 벌어진 2017년 내셔널바둑리그 챔피언 결정전 경기 모습.

 

출범 초기부터 바둑중계를 담당하던 K바둑에서 올해 내셔널바둑리그 중계를 못 볼 지도 모르겠다. 다음달 14일 개막하는 2018 자몽신드롬배 내셔널바둑리그(이하 내셔널)가 중계권 협상을 아직까지 끝내지 못하고 있어서다. (※ 프로야구 중계권은 한국야구위원회에서 방송국에 거금을 받고 팔지만, 거꾸로 바둑은 방송국에서 제작지원금이라는 형태로 돈을 받는 상황임.)

 

전국 각지에 흩어져있는 선수들의 프로필 촬영도 해야 하고 팀 소개 및 단장 감독 선수들의 인터뷰도 따야 하는 등 방송사로선 준비해야 할 일도 태산같다. 따라서 최소한 한 달 이전에는 중계권 협상이 완료되어야 한다는 것은 대바협도 잘 알고 있을 터.

 

2016년 한국기원 바둑TV가 출범하면서 내셔널의 중계를 맡았을 때를 제외하고서, 출범초기부터 고락을 함께 했던 K바둑을 제쳐두고, 바둑과 전혀 무관한 L채널과 B채널을 공공연하게 알고보고 다닌다는 얘기가 두어 달 전부터 들려왔다.

 

그런데 대바협은 향후 10년간 아마바둑 관련 방송 중계시 K바둑과 우선 협상을 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그런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면 진작 K바둑과 협상테이블을 차려야 했음에도 이를 게을리했다는 것은 다분히 K바둑이 아닌 타 방송사로 옮길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정황으로 비칠 수 있다.

 

생중계가 실시되고 있는 K바둑 부조정실 상황.

 

일을 전혀 손 놓고 있었던 건 아니다. 2주전 K바둑과 내셔널 타이틀스폰서인 ㈜아비콘이 만났고, 그 자리에서 전년과 동일한 수준에서 계약하자는 얘기도 나왔다. 그리고 1주일 전 K바둑은 방송계획안을 대바협 측에 전달하는 등 중계권 협상은 늦었긴 하지만 어렵지 않게 풀릴 줄 알았다.

 

그런데 어제(27일) 다시 협상의 후속조치를 확인한 결과, 여전히 현상을 매듭짓기는 이른 단계임이 밝혀졌다. 대바협에서는 중계권을 타 방송사로 넘기는 것과 K바둑이 계속 중계를 맡는 것 중 어느 것도 결정한 것이 없다는 결론이다.

 

대바협이 대안으로 알아보는 방송사는 K바둑에 비해 시청률이 높은 것도 아니며 방송을 담당할 PD도 1~2명에 불과하다. 따라서 B나 L방송에서 바둑중계를 맡는다면 아무래도 완성도가 떨어질 것은 자명한 이치며, 그 피해는 모조리 바둑팬에게 돌아올 것이다.

 

왜 대바협은 K바둑 중계를 꺼리는 것일까. 겉으로는 K바둑을 시청할 수 없는 지역이 많다는 이유를 든다. 물론 케이블방송이 아니므로 시청권역에서 문제가 일부 존재한다. 그러나 K바둑은 IPTV에서는 독보적인 지위를 형성하고 있어 전국을 커버하는 데는 무리가 없다. 또한 시청률에서도 타 방송사보다 전혀 못할 게 없다는 것은 대바협도 아는 부분일 터. 혹시 결정을 미루고 있는 데는 다른 이유가 있지 않을까.

 

▲ 2017 내셔널바둑리그 포스트시즌 개막 경기를 관전하는 대바협과 K바둑 임직원들의 모습.

 

작년 12월 내셔널 폐막식이 열리던 대전 모 호텔 카페. 양재호 K바둑 대표와 내셔널 메인스폰서인 ㈜아비콘 윤수로 회장 사이엔 작은 언쟁이 있었다. 이유를 거슬러 올라가면-.

 

지난 2016년 국민생활체육회와 대한체육회가 통합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바둑계도 대한바둑협회와 국민생활체육바둑연합회(이하 생체협)를 통합하여 지금의 통합 대한바둑협회가 되는 과정을 밟았다. 당시 대한바둑협회 홍석현 회장과 생체협 이의범 회장(현 SG그룹회장이며 K바둑 회장)이 결국 순조롭게 단일화하는 모양새를 갖추었다.

 

문제는 수년전부터 생체협을 구성하고 나름의 활동을 벌이던 ‘원조 생체협’이 있었는데, 그 원조 생체협은 기천만원의 채무가 있었다. 그런데 이의범 회장이 (일시적으로나마) 생체협의 수장으로 가면서 원조 생체협의 부채 승계를 약속했다고 알려졌다. 당시 원조 생체협의 회장 권한대행이 현 대바협 재정위원장 윤수로 회장이었다.

 

통합과정에서 홍석현 회장이 통합 대바협 회장이 되었으니 이의범 생체협 회장은 자연스레 지위가 소멸되었다. 그 과정에서 원조 생체협의 부채 문제를 놓고 이의범 회장과 윤수호 회장 간에 '불신'이 생기게 되었다.

 

이후 이의범 회장은 K바둑을 인수했고 당시 한국기원 총장이던 양재호 대표를 대표이사에 선임했다. 그러니까 현재 K바둑 양대표와 내셔널스폰서인 윤회장 간에는 ‘과거사'가 민감하게 얽혀있는 사이였다.

 

▲ 과거 스카이바둑 시절부터 K바둑은 내셔널바둑리그를 중계했다.

 

혹시 대바협의 중계권 협상 지지부진은 위에 밝힌 일화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바둑인들은 짐작한다. 즉, 대바협은 타이틀스폰서 입장을 고려할 수밖에 없고 따라서 K바둑 측과 중계권협상을 지속해나가기가 어려웠던 것으로 짐작된다. 그간 사무처장이 타방송과 접촉했었고 이어서 업무인수를 맡은 상임부회장도 대바협 재정위원장과 친밀한 관계라는 사실도 이러한 짐작을 뒷받침한다.

 

아직은 수면 아래로 내려가 있지만, K바둑은 내셔널바둑리그와 유사한 프로암바둑리그의 타이틀스폰서(모회사인 SG신성건설)이며 중계권을 가지고 있다. 추후 <식었어도 뜨거운 감자, 프로암바둑리그> 편에서도 소상히 얘기하겠지만, 대바협은 프로암바둑리그에 대해서도 경기(驚氣)를 일으킬 만큼 거부감이 강하다.

 

중계권은 대바협이 이득 되는 쪽과 체결하는 게 순리며 바둑일보는 그를 간섭할 위치에 있지 않다. 그러나 구 스카이바둑TV 시절부터 묵묵히 바둑중계를 해 온 K바둑을 일단 제쳐두고, 바둑관련 영상을 한 번도 송출해 본 적 없는 타 방송을 고려한다는 건 누가봐도 이해가 어렵다. 그렇지 않아도 내셔널 각 팀 관계자들에게서 홍보가 약하다는 불만을 많이 들어온 대바협이 아닌가.

 

바둑중계는 바둑을 알리고 바둑의 효용을 선전하는 도구다. 마치 이권이라고 걸려있는 듯 재고 자시는 모습은 결코 바르지 않다. 대바협의 뒤에는 침묵하는 수백만 명의 바둑동호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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