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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2-07 23:30:35
  • 수정 2018-02-09 08:4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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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딴지일보 독자투고란 배경화면 캡쳐.

 

최근 대한바둑협회(이하 대바협)가 발칵 뒤집어 지는 일이 있었다. 대바협 입장에서는 알리고 싶지 않은 일이겠지만, 이미 수백명의 바둑인이 접했고 SNS를 통해 지금은 꽤 번졌을 테다. 딴지일보 ‘독자투고란’에 올라온 두 편의 장문의 글 때문이다.

 

여기서 문제의 글을 다 소개할 수는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다만, ‘대한바둑협회 진단시리즈 첫 번째(1/25)’ ‘대한바둑협회 진단시리즈 두 번째(2/2)’ 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대바협의 행정부조리와 임직원의 갈등 등을 적나라하게 '고발하는' 내용이었다.

 

1편에서는 내셔널바둑리그에 관한 여러 문제점을 지적했고(이 부분은 비교적 알려진 부분도 있었다), 2편에서는 오랜 대바협의 갈등 원인을 말했다. 1편이 공개된 것은 1월24일 대바협 이사회 직후였으며, 2편은 1월31일 대의원총회 직후. 따라서 대바협에 위해를 가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작성되었다고 볼 수도 있다.

 

어쨌든 대바협은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실명 거론된 임직원은 내용의 참 거짓과 관계없이 매우 곤란한 상황일 테다. 사무처장과 모 부회장의 오랜 갈등을 ‘백년전쟁’처럼 묘사하고, 회장을 ‘바지사장’ 운운하며, 심지어 재정후원사까지 부도덕하게 바라본 상황은, 글을 읽는 사람조차 불편한 생각이 들 정도.

 

▲ 내셔널바둑리그 개막식. 앞이 대한바둑협회 신상철 회장.

 

글이 공개된 이후 며칠이 흘렀다. 실명을 거론했음에도 대꾸해봐야 좋을 것 없다는 것인지 모두들 조용하다. 묘사된 내용의 일부라도, 그 사실을 인정할 때 대꾸를 안하는(또는 못하는)법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장고를 멈추고 다음 착점을 해야하는 게 보편적 수순. 대바협의 명예가 걸린 문제임에.

 

그것이 공개든 비공개든, 대바협은 ‘진상조사위원회’를 열어서 문제의 글 내용이 참인지 거짓인지 가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 조사 결과, 거짓일 경우 대바협은 글쓴이를 명예훼손으로 고소 고발을 당연히 생각해봐야 하고, 불행히도 상당부분 맞는 내용이라면 '부정'에 관계된 임직원을 징계위원회에 회부시켜야 하지않을까.

 

이미 대바협은 윗선까지 이 문제로 보고가 들어간 것으로 안다. 일개 매체의 게시판에 올라온 글을 수장에게까지 보고할 정도면 대바협 스스로도 꽤나 심각하게 여긴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익명은 허구일 가능성이 커서 신경쓰지 말자!’하고 그냥 지나쳐 버린다면 수백만 동호인에게 강한 불신만 초래할 것이다.

 

3월부터 바둑시즌이 시작되니 지금이 적기일 것이다. 대바협 내부에 있을 지도 모를 '적폐'를 두루 살펴 볼 골든타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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