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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6-05 18:28:50
  • 수정 2024-06-05 21:2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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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과 신화의 주인공은 10대가 많다.


‘춘향전’에 등장하는 춘향과 몽룡은 이팔청춘에 러브스토리를 만들었고, ‘로미오와 줄리엣’을 보면 줄리엣이 열네 살 때 로미오를 만났다고 나온다. 


바둑도 10대면 주인공이 된다. 특히 여자바둑의 전성기는 바로 이팔청춘 전후부터 시작된다. 과거 윤영선 조혜연 박지은이 그랬고 최정도 그랬다. 


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 전북 남원골에서는 우승상금 1000만 원을 건 제7회 국제바둑춘향선발대회가 열린다. 


이번 ‘바둑춘향전’에 새롭게 등장할 주인공도 과연 이팔청춘일까. 올해부터 프로춘향부가 신설되어 보다 젊고 촉망받는 바둑춘향 탄생 가능성이 매우 크다 하겠다.


총 8개 부분이 있지만, 역시 우승상금 1000만 원을 거머쥘 32명의 예비 바둑춘향 가운데 누가 주인공이 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작년 해성배 여자기성전에서 최정을 꺾고 우승했던 김은지.


기량이 깻잎 한 장 차이인 여걸들이지만, 그래도 전적과 랭킹을 살펴보면 후보군에 들어갈 이팔청춘 바둑춘향 후보가 어렴풋이 보이는 법이다. 


김은지 김민서 백여정은 2007년생이며 정유진 김주아 이슬주는 2006년생으로 이팔청춘을 대표하는 선수. 또 하나 빼먹지 말아야 하는 선수는 2009년생 스미레. 


여자 랭킹2위며 올 한해 26승12패, 승률 0.684인 김은지는 난설헌배, 효림배(22년), 조아제약배, 난설헌배, 해성배(23년) 등 크고 작은 5개 기전에서 우승을 섭렵했으니 이미 설명이 필요 없는 '미래 여제'. 


20년 데뷔 이후 무려 8연패를 당한 끝에 23년 해성배 여자기성전에서 처음으로 최정을 넘었다. '한번이 어렵지 다음은 쉽다'는 격언을 떠올리면, 가까운 미래에 최정을 넘을 수 있는 유일한 대체재로 평가받고 있다. 


몇일 전 끝난 백암배에서 4강까지 진격하며 흐름을 타고 있고, 최근 응씨배 본선 첫판에서 중국랭킹 5위 구쯔하오를 꺾어버렸다. 말이 필요 없는 바둑춘향 1순위.


김은지는 바둑춘향전을 앞둔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춘향배는 공식 기전보다 부담 없이 즐겁게 대국할 수 있는 멋진 이벤트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엄마랑 하루 전쯤 남원에 도착해서 맛있는 음식도 먹고 바람도 쐬고 책도 읽으면서 기분 전환을 하고 싶다. 물론 한 판 한 판 최선을 다해 둘 것이고 목표는 우승이다.”


▲김민서, 김주아.


초등시절 동급최강이었던 김은지를 닮고자 같은 도장으로 유학을 왔던 김민서는, 초등5,6학년에 여자아마국수전 2연패를 달성하며 김은지와 똑같은 길을 걸었다. 


여자랭킹 9위이며 24승18패, 0.571의 승률을 마크하고 있는 김민서는 22년 입단 8개월 만에 메디힐배 준우승을 거두는 등 꾸준함을 무기로 다크호스로 손색없다. 


다만 훌륭한 승률에 비해 굵직한 성과는 아직 없었다는 게 흠인데, 언제 어디서 어떤 활약을 보일지 모르는 미완의 기대주임엔 분명하다. 


현재 20위이며 19승23패를 기록 중인 정유진도 주목해야 한다. 19년 아마 신분으로 중국을조리그에 진출한 정유진은 같은 해 13세의 나이로 입단대회를 통과했다. 

  

정유진은 한창 정상을 달리던 최정을 22년 IBK기업은행배에서 무너트렸고 여세를 몰아 곧장 우승까지 거머쥔다. 정유진은 23년 난설헌배에서 준우승했는데 그 과정에서 오유진 김채영을 연파하며 여전한 기량을 과시 중이다. 


김주아는 중1 때 이미 바둑춘향에 오른 바 있고 21년 곧장 입단에 성공한다. 현재 여자랭킹 22위이며 9승28패로 성적으로  살짝 다운되어있지만 주목해 볼 만한 선수. 


그는 입단 10개월 만에 또래 강타자인 김은지 김민서를 꺾고 메디힐배 우승한 적이 있으며,  23년 효림배 준우승으로 여전한 기량을 과시 중이다.


한편 호반배 세계여자바둑패왕전 한국대표 경험이 있는 이슬주(23위, 15승21패), 작년 춘향배에서 깜짝 우승한 뒤 입단에 성공한 백여정(9승19패)도 지켜볼 다크호스. 



▲김은지-스미레(사진 바둑TV 캡쳐).


의외의 변수는, 3세 때 바둑을 배웠고 7세에 한국 유학을 택했고 10세 때 영재특별채용을 통해 일본기원 프로가 된 스미레가 될 수 있다. 


스미레는 그 후 23년 일본여자기성전에서 처음 타이틀을 따냈다. 타이틀을 딴 후, 그는 지난 3월 한국에서 프로 생활을 이어간다고 발표했다. 한국엔 라이벌이 될만한 선수들이 많다는 이유. 

 

스미레는 첫 일성으로 5년 안에 한국여자 랭킹2위에 오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당연히 랭킹1위가 욕심일 텐데, 아직 한번도 판 맛을 못 본 최정과 김은지를 의식한 발언으로 평가되었다. 


약 3개월 간 스미레는 30승18패, 0.625의 승률로 여자랭킹10위에 올라섰다. 아직 자신보다 윗 길인 선수가 많지만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는 스미레(15)는 나이가 가장 어리니 부담 없이 싸울 수 있는 게 장점.  


그는 한국바둑에 익숙한 때문인지 최정 김은지만 제외하고 유독 한국기사에게 강하다. 국내 데뷔 후 2연패를 당했지만 그 후 8연승을 기록할 정도로 한국기사, 특히 여자기사들에게 강하다. 


역대 바둑춘향(우승-준우승)

2016 이단비-권정원

2017 김수영-이단비

2018 김제나(김선빈)-류승희

2019 김효영(김주아)-류승희

2022 김현아-송예슬

2023 백여정-악지우


프로춘향부(32명)

김은지 오유진 김혜민 김다영 김민서 김경은 스미레 허서현 김은선 권효진 박소율 정유진 김주아 이슬주 김수진 이나경 고미소 권주리 이서영 윤라은 김민지 김희수 임채린 고윤서 이단비 박지영 장은빈 차주혜 최서비 백여정 이정은 이나현 

 

▲'바둑춘향전' 작년 대회 우승자 춘향眞 백여정과 오인섭 대표(시상).


제7회 국제바둑춘향선발대회 우승상금은 춘향眞(우승)이 1000만원, 善(준우승)은 200만원, 美(3등)에게는 100만원이 주어진다. 


8일 예선은 춘향골체육관, 9일 본선은 계백한옥, 10일은 광한루에서 펼쳐진다. 


제한시간은 10분 30초 3회(본선은 20분)이며 덤은 6집반.


펜스 설치 및 제조업을 선도하는 ㈜아시아 대표이자 남원이 고향인 '춘향회장' 오인섭 대표의 초대 메시지를 전한다.


“가야금 선율이 흐르는 광한루를 배경으로 지적이며 단아한 춘향이 바둑 한 수 두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전국의 춘향 월매 향단 방자 모두 남원골에 오셔서 차 한 잔, 막걸리 한 사발에다 멋들어진 바둑춘향전을 재현해봅시다. 올해는 관전객들 모두에게 정성스레 볶은 오캘리 커피도 대접하겠습니다.”


이제 세 밤만 지나면 사무치게 그리운 춘향을 만난다.



※ 이 기사는 현장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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