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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2-22 22:38:20
  • 수정 2023-02-23 12:2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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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소양강배에서는 핸디를 제공하면서 시니어와 주니어가 맞상대하여 경기를 가졌다. 사진은 시니어 최호철과 주니어 최우수의 경기 모습.


작년 10월 낭만도시 춘천에서는 춘천소양강배가 화제 속에 막을 올렸다. 


시월의 명품 가을하늘 아래에서 펼쳐진 춘천소양강배는 춘천의 명물 닭갈비를 전 출전선수들에게 제공하여 더욱 화제가 되었다.


 그런데 바로 그 대회부터 피어오른 색다른 화두가 하나 있었는데 다름 아닌 ‘최원호룰’이다. 왜, 시니어와 주니어가 맞대결을 펼칠 땐 호선에서 덤 10집을 주니어가 시니어에게 얹어준다는 게 최원호룰의 골자.  


어떤 법칙이나 규칙을 만들게 되면 그 발안자의 이름을 따는 경우가 많은데 바로 춘천바둑협회 경기이사인 최원호 씨가 최초 룰의 발안자이다. 


요는 그 기발한 방식을 사용할 때는 대중의 호응에 따라 생명력이 결정되는데, 최원호룰은 작년 10월 이후 아마바둑계에 엄청난 화제를 몰고 왔다. 시니어와 주니어 선수를 비롯하여 동호인강자들에게도 겨우내 설왕설래하고 있을 만큼 센세이셔널했다. 


심지어 올 봄부터 개최되는 전국(동호인)대회엔 거의 이 방식을 채택할 계획이라고. 


▲작년 12월 제주도지사배에서 여자선수 전유진이 백을 들고 주니어 정찬호와 대결하고 있다. 여기서는 핸디 15집을 적용했다.  


일단 작년 10월 춘천 소양강배는 cc룰이 사용되었다. cc룰은 개최도시 '춘천'과 룰창안자 '최원호'의 영문 이니셜을 합쳐 지은 룰 이름이다. 굳이 말하자면 룰이라기 보다는 로컬 규정이라고 하겠다.


다음 작년 12월 제주도지사배에서는 jc룰(제주+최원호)이 사용되었고, 올해 첫 전국대회 양구국토정중앙대회에서도 yc룰(양구+최원호)이 방식이 적용된다.


또한 바둑일보에 예고기사가 나올 진안마이산배도 jc룰(진안+최원호)이 적용될 예정이며, 5월 개최예정인 인천시체육회장배(신설)에서도 이 룰 사용이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 이 룰을 구상했던 건 3년 전부터인데, 취지는 바둑이 개인전이다 보니 주니어끼리, 시니어끼리 나눠 두고, 또 실력이 출중한 동호인 선수들은 낄 데가 없는 것이 안타까웠다. 따라서 이들이 모두 다 같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없을까 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치수 문제를 해결하면 의외로 좋은 방도가 되리라 생각했다.”(춘천협회 최원호 경기이사)


콜럼버스의 달걀이었다. 


이 최원호룰이 절찬 호응을 이끈 이유는 바로 선수들의 참여폭이 대폭 확대된다는 점 때문이다. 즉, 지금까지 주니어는 주니어끼리 시니어는 시니어끼리 바둑을 두다보니, 그들끼리는 경기를 할 기회가 전무했다. 따라서 이 규정이 확대된다면 앞으로 주니어부 시니어부가 따로 존재할 이유가 없어져서 참가인원이 커질 것이며, 부문의 통페합으로 인해 상금규모도 커질 공산이 다분하다.



▲춘천소양강배를 성공적으로 이끈 춘천바둑협회 3인. 최원호 경기이사, 유웅식 회장, 최명근 전무. '최원호룰'의 창안자 최원호 이사는 이번 주말 양구대회 최강부 총괄진행을 맡는다.


주니어 선수나 시니어 선수나 다 같이 이 같은 최원호룰에 대해 환영일색이다. 


주니어 최정상 임지혁은 “선후배가 함께 경기를 펼칠 수 있는 굉장히 흥미로운 기획이며, 앞으로 좀 더 연구하면 적절한 덤이 몇 집인지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고, 시니어 최강 이철주는 “그간 주니어들에게 한 수 배울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 기획으로 물꼬가 트일 것으로 본다. 또한 동호인그룹도 함께 할 수 있고 대회마다 참가자수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며 환영했다.


덤을 몇 집으로 놓느냐 하는 문제가 남는다.


춘천소양강배에선 주니어 기준으로, 시니어에겐 10집, 동호인에게는 15집의 덤을 추가로 적용했다. 결과는 주니어의 대승이었다.


다음 제주도지사배에서는 덤을 대폭 상향조정하여 시니어 15집, 동호인 20집으로 적용했으나 역시 주니어가 대승을 거두었다.(참고로 이번 양구대회에서는 제주와 같이 15집, 20집을 적용한다.)


기존 두 번의 결과로는 주니어가 15집의 덤을 주고도 시니어에게 강하다고 말할 수 있다. 과연 선수들은 어떨게 생각할까?


“일단 덤을 추가로 제공하면서 경기를 해본 경험이 서로 간에 별로 없다는 점에서 아직 판단은 이르지 않을까 싶다. 또한 짧은 초읽기도 주니어가 약간 유리할 것이다.”(임지혁)


“시니어로서 핑계를 대자면, 많은 덤을 확보한 상황에서 최선의 수를 찾기보다는 심적으로 좀 나약해지는 면이 있었다. 조금 더 이런 시합을 해봐야하지 않을까 싶다.”(이철주)

아마바둑계에 매우 흥미로운 화두 최원호룰이 등장하여 새로운 흥미와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번 주말 양구대회에서 주니어와 시니어 대결을 관심있게 지켜봐야 할 이유다. 



※ 이 기사는 현장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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