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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11-14 12:34:33
  • 수정 2022-11-14 17: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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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배 최강부 우승자 조성호.


노루 꼬리만큼 남았던 만추(晩秋)의 끝자락에 가장 한국적인 도시 전주에서 바둑국보 이창호 國手의 업적을 기리는 이창호배 전국아마바둑선수권이 펼쳐졌다.


12,13일 양일간 전북 전주시 전주교육대학 체육관에서는 제23회 이창호배가 코로나 발생 이후 3년 만에 펼쳐져 전국에서 모여든 600여명의 선수들이 열전을 치렀다. 


크고 작은 대회가 즐비하여 대회가 겹치기 일쑤인 주말이었지만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이창호배는 달랐다. 전국의 내로라하는 남녀노소 기객들이 총출동하여 이창호의 휘호 '성심(誠心)'의 맘을 닮고자 했다.  


12일 오후2시. 성대한 개막식 직후에 일제히 경기가 시작되었다. 최강부와 시니어+여성부, 청소년부, 초등부는 전국부로 이틀에 걸쳐 치렀고, 전북부는 성인5인동호인부와 초등부 각 부 경기가 첫날에 치러졌다. 


▲'우승을 향한 최선의 질주!' 600명이 출전한 이창호배에서 대회2일째 본선이 벌어지고 있는 전주교육대학교 체육관 모습.


KBF리거들이 대거 출전한 최강부에서는 조성호가 생애 첫 우승자로 탄생했다. 예선에서부터 송민혁 신동목을 이기며 쾌조의 스타트를 보인 조성호는 본선에서 박종욱 박승현 홍세영을 제치고 결승에 올랐다.


대망의 결승에서 조성호는 그 보다 대회 입상 경험에서도 우월했던 신현석을 맞아 317수까지 가는 대접전을 펼치며 천금의 백반집승을 거두며 승리했다. 이로써 조성호는 연구생 이후 3년 만에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우승상금 300만원.


아마랭킹11위에서 6위로 껑충 뛰어올랐고 작년 기룡전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던 조성호는 “(신)현석이 형과 결승은 매우 어려웠다. 제가 끝내기로 가는 바둑이어서 길게 가면 조금 유리할 거라는 생각은 있었다. 다만 마지막까지 미세하다고 생각했는데 1~2집 끝내기가 남았을 때 좀 두텁다고 느꼈다.”고 경기 내용을 말했고, “3년 만에 처음 우승이다. 아마대회에서 수차례 우승하는 선배들이 대단하다고 새삼 느낀다. 올해는 특히 많이 져서 이번 대회에서는 긴장이 오히려 덜 된 것이 효과가 있었나 보다. 입단대회를 정조준하고 있다.”며 첫 우승의 소감을 밝혔다.


▲최강부 결승 모습. 조성호(승)-신현석.


김희중 조민수 최호철 안재성 양덕주 이철주 등 시니어맹장과 이루비 서수경 송예슬 전유진 정지우 등 여자 상위랭커 66명이 출전하여 대성황을 이룬 시니어여성부에서는 홈링 전주의 양창연이 우승을 차지했다. 


과거 인천시장배, 3·15의거배 등에서 우승경험이 있는 양창연은 결승에서 '끝장승부의 달인' 안재성을 맞아 약간 불리하지 않을까 하는 예상을 뒤엎고 의외로 단명국 승리를 거두었다.


초반부터 맹공이 들어먹힌 가운데 안재성이 리드해 나갔다. 그러나 공격이 과했던 지 중요한 선수교환을 깜빡 빼먹는 바람에 궁지로 몰아넣었던 바둑을 일거에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공격미스를 틈타 양창연이 대마를 깨끗이 살아버리자 안재성은 싹싹하게 돌을 거두며 후배의 우승을 축하해주었다. 


오랜만에 우승을 차지한 양창연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전주에서 개최되는 이창호배가 23년이 될 때까지 전주 출신 선수들이 단 우승을 못해 이창호 國手에게 죄송했는데 이제야 코를 뚫었다.” 며 너스레를 떨며 환하게 웃었다.


양창연의 우승이 살짝 뜻밖이었던 건 그가 전북바둑협회 이사로서 대회 준비에 여념이 없었고 대회 당일에도 상장제작과 대진표에 관여하는 등 대회 진행업무를 총괄하고 있었다.


▲시니어여성부 결승 안재성-양창연(승).


바둑중고와 전국의 내로라하는 바둑도장 학원의 수제자 등 총 85명이 출전해 '제2의 이창호'를 노렸던 초등부와 청소년부(중고등부) 경기도 볼만했다.


먼저 초등부에서는 박태환이 우승했다. 5학년생끼리 대결로 관심이었던 박태환-정우석 결승에서 박태환은 초반부터 맹공을 펼치며 우세를 확보하며 241수만에 흑 불계승을 거두고 첫 우승을 달성했다. 


박태환은 “(정)우석에게 애태 세번을 지고 오늘 처음으로 이겼다. 어제 예선에서도 패해 이번 대회는 운이 없구나 생각했는데 이겨서 기분 좋다.”며 소감을 말했다. 박태환은 8강에서도 초등최강 박종찬에게 승리를 거뒀고 4강에서는 역시 윗길로 평가되는 김단유를 거푸 꺾고 결승에 올랐다.


입단전야같은 긴박감이 내내 흘렀던 청소년부에서는 연구생 최강 김승구가 우승했다. 김승구는 바둑고 김근태와의 결승에서 초반부터 우위를 확보하며 안정된 반면운영을 한 끝에 불계승을 거두었다. 


김승구는 본선에서 양종찬 조성빈 등 연구생 그룹들을 제쳤고 바둑고 에이스 김도엽과 김근태를 제압하면서 입단 전망을 밝게 했다. 


▲청소년부 결승 김승구(승)-김근태.


전북부 5인단체전은 대회 당일 무작위 추첨을 통해 팀을 즉석에서 가리고 경기에 돌입했다.


그 결과 백수의 제왕 '사자'가 '살모사'를 이기고 4전 전승으로 우승했다. 출전자들은 20여개에 달하는 전북지역 기우회 출신 동호인들이 주축이었으며, 전북은 동물이름으로 팀 이름을 정하는 전통이 있다(아래 개별명단 있음). 


또한 전북 각 학년부도 첫날 대회를 종료했으며 각 부 입상자 명단을 아래 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번 대회총괄책임자 전북바둑협회 오종두 국장은 “올해는 이창호사랑회가 새로운 회장을 모시고 3년 만에 처음으로 대회를 치렀다. 대회가 많이 겹치는 시기임에도 이창호배를 위해 전국에서 많이들 찾아주셨고 여러분들 덕택에 대회의 권위가 더욱 세워지는 것 같다. 이후 이창호사랑회에서는 보다 나은 이창호 國手와 여러분들의 만남을 위해 좀 더 좋은 기획을 준비하겠다.”며 대회를 마감하는 소회를 밝혔다.


▲초등부 결승 정우석-박태환(승).


12일 대회에 앞서 오후2시 열린 개막식에는 이창호사랑회 오인섭 회장을 비롯하여, 우범기 전주시장, 국주영은 전북도의회 의장, 이기동 전주시의회 의장, 김윤덕 국회의원, 박지원 전북바둑협회장, 노갑수 전주바둑협회장, 김영순 전 전주바둑협회장 등 전북바둑을 이끌어가는 바둑VIP들이 총 출동하여 대회를 축하했다.


이 자리에서 새 회장에 오른 이창호사랑회 오인섭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가장 한국적인 도시 전주에서 전주가 나은 세계바둑의 전설이자 보배인 이창호 國手를 모신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전주는 바둑을 문화적 자산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한국바둑문화의 자긍심은 바로 이창호 國手의 존재로부터 출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러분들도 맛과 멋의 고장 전주에서 기다림의 미학을 느껴보시길 기대한다.”고 덕담했다. 


계속해서 박지원 전북바둑협회장과 우범기 전주시장 그리고 이기동 전주시의회 의장의 축사와 격려사가 이어졌다.  


▲이창호사랑회 새 회장 오인섭 회장과 이창호 國手. 


VIP들의 축사에 이어서 등장한 이창호 國手는 장학금 전달식과 꽃다발 증정식을 가진데 이어, “해마다 고향 전주에서 수많은 팬들이 저를 기억해주셔서 감회가 매년 새롭다. 기사생활이 끝나는 날까지 팬들에게 받은 사랑에 보답하고 기사로서 충실한 삶을 살아야겠다고 (여러분을 보면서) 거듭 다짐한다.”고 말해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제23회 이창호배 전국아마바둑선수권은 전주시체육회가 주최하고 이창호사랑회· 전주시바둑협회가 주관하고, 전라북도· 전주시· JTV전주방송이 후원한다.


풍성한 사진과 함께 소식을 전한다.


이창호배 전북 학생부 입상자 명단(우승~공동3위 순)
초등유단자부=윤지환 김민준 윤도경 최승빈
초등고학년부=최정호 윤지호 이루다 박성민
초등중학년부=유용주 김민형 양서연 김민형
조등저학년부=서연재 이차호 이재효 이민혁
유치부=심효성 양성환 이다현 장서빈
꿈나무황룡부=이상윤 임소현김동연 한지율
꿈나무청룡부=오민혁 허승효 이채산 김성현
꿈나무백호부=김소민 구민수 유재하 이하준
꿈나무주작부=조현민 정승원 임라현 김태주











▲대회장인 전주교육대학교 체육관.


▲본선경기는 대국자가 직접 추첨하여 토너먼트로 치러졌다. 사진은 시니어여성부 추첨 상황으로 맨 왼쪽 정지우와 오른쪽 체크상의 이루비가 '가위 바위 보'를 하고 있다. 이들은 소문난 절친인데, 남은 자리가 몇 없는 걸보고서 서로 먼저 추첨하길 바라는 의미라고. 


▲최강부 16강 경기. 이 중 김용완과 정찬호는 전주와의 인연으로 시드를 받아 출전했다.


▲최강부 4강전1. 신현석-임지혁.


▲최강부 4강전2. 홍세영-조성호.


▲랭킹6위 조성호.


▲랭킹7위 신현석.


▲랭킹4위 홍세영.


▲랭킹5위 임지혁.


▲대회때마다 파이팅을 보여주는 정찬호는 전주에서 후학을 지도하고 있다. 


▲탁월하진 않지만 꾸준함을 보여주며 8강에 오른 박승현.


▲아마랭킹3위 김정훈.


▲박청호-박승현.


▲홍세영-김용완.


▲박종욱-조성호.


▲김정현-임지혁.


▲정찬호-김영록.


▲백운기-신현석.


▲'우리는 전북바둑을 이끄는 4륜 견인차입니다!' 전북바둑협회 오종두 국장, 박지원 회장, 양창연 권병훈 두 간판스타.


▲총 66명이 출전하여 대성황을 이룬 시니어여성부 본선 경기. 여자선수 4명이 16강에 올랐다. 전주의 두 대표선수 권병훈과 양창연은 16강 시드를 받고 출전.


▲시니어여성부 4강전1. 양창연(승)-조민수. 


▲시니어여성부 4강전2. 안재성(승)-전유진. 


▲양창연.


▲안재성.


▲조민수.


▲전유진.


▲최근 여자랭킹1위로 복귀한 이루비.


▲바둑고 출신 서수경.


▲김동섭-권병훈.


▲심우섭-서부길.


▲전유진-이루비.


▲최호철-조민수. 


▲김희중-양덕주. 두 사람은 지난달 인천시장배 결승에서 만났다. 이번엔 김희중의 리벤지매치.


▲시니어여성부와 최강부는 같이 시상했다. 이유진(시상), 안재성, 양창연, 박지원(시상), 조성호, 신현석.




▲청소년부 8강전 모습. 맨 앞은 조성빈-김승구.


▲바둑고 에이스 김근태.


▲입단1순위 김승구.


▲청소년부 4강전 김도엽-김승구.


▲청소년부 8강전 김현석-안상범.


▲청소년부 시상. 우승 김승구, 심판위원장 이유진 프로(시상), 준우승 김근태.


▲연구생 최강 김승구.


▲초등부 결승 박태환(승)-정우석. 둘은 모두 5학년생이다.


▲초등부3위 김민찬.


▲3위 김단유.


▲정우석.


▲박태환.


▲초등부 시상식 모습. 정우석, 오종두 국장(시상) 박태환.


▲'바둑은 끊임없는 기다림~!' 김승구와 그의 든든한 후견인 아빠.


▲'아빠를 기다리며~!' 연구생 최민서가 '운전기사' 아빠 최호철의 경기를 기다리며 '예탈자' 박성균와 함께 인공지능을 돌려보고 있다.


▲'이창호 國手와 함께' 전북바둑 한국바둑을 이끌어가는 VIP들의 축하 화이팅!


▲화동에게 환영 화환을 받은 이창호 國手가 화동 김지유 심효성어린이와 함께 기념촬영.


▲김영순 전 전주바둑협회장, 이창호 國手, 김윤덕 국회의원, 우범기 전주시장, 이기동 전주시의회 의장.


▲전주여성연맹회원들과 함께 한 이창호 國手.  




※ 이 기사는 현장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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