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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10-18 21:41:57
  • 수정 2021-10-19 14:2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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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회 미추홀바둑리그가 17일 오후 인천바둑발전연구회에서 바생바사 38명이 모인 가운데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고 있다.


10월 중순 기온으로는 60여년 만에 가장 낮았다는 주말-.


인천의 자부심 미추홀리그 64번째 대회가 17일 오후1시부터 인천 모래내시장 인근 인천바둑발전연구회(김종화 치과 내)에서 조촐하지만 뜨겁게 개최되었다.


다음 달부터 거리두기가 완화된다고 하지만 여전히 코로나19라는 적과의 동침을 해야 상황이어서, 백신 2차 접종 완료자와 대회 3일 이내 PCR 검사 음성확인자 40명이 모여서 작지만 기쁨 열 배의 대회를 가졌다.  


석달만에 재개한 지난 달에는 24명의 최저 인원이 참가했지만 한 달 만에 출전자가 살짝 늘었다. 아니, 출전하려는 사람은 많았지만 방역체계를 흔들지 않는 범위에서 열렸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40명으로 마감했다. 대신 공간도 메인 홀 이외에 원장실 진료실 등을 있는 대로 개방했다. 


▲반가운 얼굴 시니어 최강 최호철과 딸 최민서(13)가 미추홀에 오랜만에 출전했다.


반가운 얼굴부터 소개하자. 야전사령관 서봉수와의 끝장승부2에서 서봉수에게 3연승을 거두며 정선까지 내려왔던 최호철과 그의 연구생 딸 최민서가 오랜만에 모습을 보였다. 민서는 언니 은서와 함께 미추홀에 자주 출석했던 기억이 생생한데, 어느덧 연구생이 되어 나타났다.


어제(16일 토) 부천에서 보았던 이주행-이건우 부자도 보인다. 초등5학년때 전국대회를 석권한 바 있는 이건우(중1)는 인천의 간판으로 성장할 기재. 건우와 민서가 만나는 상상화를 그려보았다. '한국바둑 미래의 대격돌을 이곳에서 보겠구나' 하고 살짝 흥분된다. 


서봉수와 또 정선으로 맞붙은 양덕주가 오랜만에 모습을 보였다. 그러고보니 끝장승부2에 등장했던, 그래서 서봉수를 다 한번 쯤 이겨보았던 시니어 아마5강(안재성 이용만 양덕주 이철주 최호철)이 모두 등판했다. 이런 초호화 등판을 보노라니, 미추홀에 출전한 물1급 기자도 전국구가 된 교만이 슬슬.(안재성의 경우 집안 일 때문에 갑작스레 등판이 취소되었음을 밝힌다.)


고작 40명인데 프로는 왜 이리 많을까. 이호승 서중휘 나종훈 서능욱이 출전한다고 했는데, 그새 50%가 빠졌다. 이호승과 서능욱이 빠졌다. 11월 결혼을 앞둔 이호승은 뭐 시간이 없을 것이고, 손오공은 오늘 TV바둑이 있다나 어쨌다나. 어쨌든 오늘이 우승의 적기라는 느낌이 온 건 기자 뿐만은 아닐 테다. 


▲프로 빰치는 미추홀 주니어 김동한 박중훈 조종신 홍근영.


대신 프로 뺨치는 주니어들도 여럿 보인다. 홍근영 김동한 조종신 박중훈 최준민…. 뭐, 이들은 자기들끼리 만나길 학수고대하는 수밖에 없다.


호랑이 사자를 피해간다 해도 고라니 임팔라의 생애가 태평한 건 아니다. 송예슬 황이근 서부길 윤명철 박휘재 이석희 김춘식 임흥기… 곳곳에 악어 표범 코브라가 호시탐탐이다.


‘휴우~’ 40명밖에 안 온다고 하더니 쎈 분은 외 이리 많담? 새삼 우리나라에 바둑 잘두는 분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든다. 하기야 물1급 임팔라가 초원의 패자가 된다는 게 허황한 스토리다. 그 패자(霸者) 말고 이 패자(敗者)가 딱 이다.


3레벨 고라니는 오늘도 꿈을 꾼다. 첫 판은 김종화 원장님과 만나고(진행에 정신없으니까) 둘째 판은 최병덕 회장님(어제 소주 3명 마셨음), 셋째 판은 요즘 물이 오를 대로 오른 곽계순 여사님(참고로 두 점에 이철주 안재성을 극복했다고 함). 그리고 대망의 4승은 서중휘 프로에게 달성하는 그림을 그린다.


결승을 서중휘 프로와 두는 도중, 도저히 게임이 안 되어 돌을 거두려는 찰나, 서프로의 핸펀이 울려댄다. 서프로가 전화를 받더니 급한 일이 생겨 지금 가봐야 한단다. 헉! 졸지에 우승각이네? 


“자. 제64회 미추홀리그를 개시하겠습니다. 김종화 대회장님의 인사말씀이 있겠습니다!”


▲1회전부터 막강 홍근영과 인천연구생 이건우가 맞붙었다. 서서 관전하는 이는 최준민 이철주.


이번 대회는 0,1레벨을 한데 묶고 2,3레벨을 또 한데 묶어서 추첨을 한단다. 미추홀에서는 프로와 주니어고수를 0레벨로 두고, 한 레벨에 한 치수씩 격차를 인정한다. 시니어고수인 서부길은 1레벨이어서 나종훈 프로와는 정선이며 3레벨인 기자는 두점을 접는다. 


하루 네 판을 두는 동안 처음 두판은 그렇게 묶어서 하수들이 보다 이기기 쉽게 한다는 거다. 결국 3,4라운드에서는 다시 거꾸로 상수와 하수가 만나게 하고.

조삼모사인줄 알지만 또 꿈을 꾸게 만든다. 2라운드까지는 고라니과들도 즐겁게 둘 수 있게 하겠다는 깊은 뜻.


서부길 이용만 박휘재 이건우 황이근 송예슬 서중휘 등 초고수들이 첫판부터 '형장의 이슬'이 되었다는 (기쁜) 소식이다. 우승후보 서중휘 프로는 표범 이석희에게 일격을 당했다는게 가장 큰 뉴스.


둘째 판에서는 ‘이변 아닌 이변’이 속출한다. 무명고수 김춘식이 나종훈 프로를 꺾었다. 또 최호철 양덕주가 나란히 주니어 김동한 홍근영에게 참교육을 당하고 말았다.(嗚呼快哉!)


그러는 사이, 고라니과(2~3레벨)에서는 최민서 장혁구 소재경 양완규가 2승을 기록하며 대권을 욕심내기에 이른다. 


▲지역구 고수 김춘식-인천 연구생 김한주의 맞대결. 김춘식은 초반 2승으로 호조를 보였고, 김한주는 레벨을 두계단이나 올려서 레벨1로 도전하여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제 후반전. 본격적인 육식의 초식 사냥이 시작될 터. 


주니어 내셔널리거들의 분발이 대단했다. 김동한은 인하대 OB 장혁구에게 중반까지 고전하다 막판에 승리를 쓸어담았고, 조종신은 소재경 선생님을 돌려보냈다. 또 홍근영은 멀리 전주에서 올라오신 팔순의 양완규 대선배에게 양보를 받아냈다. 인천출신 박중훈은 1패자인 시니어 황이근을 이겼다. 그러고 보니 주니어들만 죄다 3승이다.


아빠 최호철에 쏠린 관심이 이제 딸 최민서에게 향했다. 초등6학년인 최민서는 김춘식을 잡아내며 한국연구생의 위력을 보였다. 뭐 따지면 최민서도 주니어다. .(최민서는 레벨1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일인)


자. 이제 우승자를 가릴 차례. 미추홀은 딱 4승을 채우면 우승이다. 당연히 2명도 되고 3명도 된다. 


3승자인 김동한-조종신, 박중훈-최민서, 홍근영-서중휘 승자가 우승이다. 따라서 우승자는 3명이 될 수도 있다. 여기서 서중휘는 1패자인데, 짝이 안맞아서 추첨을 하다보니 홍근영은 전승자보다 더 벅찬 1패자를 만나게 된 것. 하긴 복불복이니까.


▲최호철과 양덕주. 둘다 서봉수 프로와의 '끝장승부2'에서 정선에 도전했다.


결론은 2명이 우승했다. 지난 달 우승자 김동한은 조종신에게 패했고 홍근영은 중앙 처리가 잘못되어 서중휘의 '물귀신 작전'의 제물이 되었다.(서중휘는 단순 3승자가 아닌 준우승자로 격상.)


다만,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미추홀은 익히 아다시피 제한시간 35분이며 타임아웃제를 실시한다. 한 대회에 꼭 한번은 시간패가 생긴다. 지난 달에도 안재성-나종훈 경기에서 나중훈이 살짝 유리한 바둑을 그만 시간패를 당한 바 있다.


오랜만에 출전한 최민서는 많이 좋은 바둑을 그만 시간패를 당하며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나중에 증명 사진에서 보겠지만, 박종훈의 대마를 잡고 거의 승리를 확정했지만 안타깝게도 시간관리를 못했던 고로 거꾸로 패하고 말았다. 


대한민국 연구생 최민서는 이미 중반 이후 시간이 모자랄 것을 인지 하고 있어서인지 싹싹하게 패배를 인정했다. 역시 ‘다 이긴 바둑’ 이기는 게 가장 어렵다.(←이거슨 진리.)


▲근 1년만에 미추홀에 출전한 박중훈과 최민서의 결승전. 대국 전 박중훈은 "그래도 연구생인데 내가 두 점을 접을 수 있을 지 모르겠다."고 '엄살 아닌 엄살'을 떨었다. 


바둑을 두면 창의력 계발에 좋고 미추홀에 출전하면 상상력이 풍부해진다.


기자는 이번 달도 또 상상의 나래만 펴다 네 판이 모두 끝나버렸다.


미추홀이 좋은 게 한 두 가지가 아니지만, 그 중 최고는 한 달 후에 또 꿈을 꿀 수 있다는 거다.


"아, 다 이겼는데 그 순간 내가 고수를 이겨도 되나 고민이 생기더란 말이지. 허허…"


오늘도 많은 즐거운 사건 사고를 일으킨 미추홀리그.


모래내 시장통의 밤은 또 이들 일행의 무용담으로 떠들썩하게 깊어간다(다음달 계속).


출전자 명단을 공유합니다.

김종화 최병덕 송예슬 나종훈 황의근 김한주 소재경 이기수 조종신 이호승 최돈민 서중휘 곽계순 진재호 양완규 서부길 장혁구 이용만 고성희 양덕주 임흥기 윤명철 박휘재 이철주 이용직 김세원 김춘식 김동한 이석희 임형섭 박중훈 최준민 하승철 이건우 이주행 홍근영 최호철 최민서 김미애(이상 38명 무순)






▲제61회 미추홀 대회가 메인 홀에서 두어지고 있다. 넓직한 공간이지만 자리가 띄엄띄엄인 것은 방역을 위한 조처라고. 여타 공간에서도 경기가 나눠 치러지고 있다. 


▲여전한 바둑사랑을 실천하는 김종화 대회장.(大會場이 아니고 大會長임^^.).


▲늘 고마운 어른 최병덕 미추홀기우회장 겸 인천바둑협회장님.


▲늘 대회 진행을 위해 수고하는 현명덕 전국장애인바둑협회장의 당부 말씀. 맨 왼쪽은 미추홀기우회 장두화 총무. 이들의 숨은 노고가 있어 대회는 원활하게 이어진다.


▲여성 시니어최강 곽계순과 전주에서 매달 올라오는 팔순의 양완규 대선배.


▲초반부터 강자들끼리 맞대결이 이어졌다. 시니어랭킹1위 이철주와 연구생 출신 박중훈(승).


▲내셔널 인천팀에서 뛰었던 황이근(승)과 현 인천팀 송예슬의 한판.


▲기자가 그토록 만나고 싶었던 두 분이 만났다. 곽계순-최병덕(승)


▲김한주-최민서.


▲'거함' 서중휘 프로를 정선으로 첫판에서 잡은 이석희.


▲인하대 OB 장혁구는 초반 2승을 달렸지만 입상권 진입에는 실패.


▲숨은 고수 김춘식은 나종훈 프로를 꺾는 기염을 토했다.


▲'같은 편끼리 너무 일찍 만났어~.' 내셔널 부천판타지아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양덕주와 홍근영(승)의 머쓱한  대결.


▲시니어 2위 최호철은 강타자 김동한(승)을 일찍 만났다.


▲이건우의 부친 이주행과 통증학과 전공의 김세원(승).


▲압구정리그 현무조 우승에 빛나는 김미애와 부천고수 임흥기(승).


▲강타자끼리의 바둑은 반상에 살아있는 돌보다 죽은 돌이 더 많다. 이철주(승)과 나종훈 프로는 굉장히 스펙타클한 바둑을 보여주었는데, 사진에 나온 장면에서는 압도적으로 나프로가 유리했지만(좌변 흑돌이 거의 다 죽음), 이후 우변 공터에서 눈부신 백 대마 체포작전에 돌입한 이철주의 역전승. 사진을 찍는 이는 송예슬.


▲'결승 혹은 준결승' 준우승에 도전하는 서중휘(승) 프로와 우승에 도전하는 홍근영. 그러나 서프로의 '물귀신 작전'에 말려 홍근영의 KO패. 결국 두 사람은 나란히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 곳은 김종화치과 원장실 특설링.


▲김동한과 조종신(승)의 결승전.


▲오늘의 화제작은 결승 최민서와 박중훈 전. 바둑판은 여전히 빈 곳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최민서의 남은 시간이 그만 제로에 다다라 시간패를 당하고 말았다.


▲자세히 보면 상변에서 중앙까지 흘러나온 백 대마가 잡혔다. 즉, 최민서가 이겼지만 시간관리에 실패하며 그만 우승을 넘겨 주고 말았다. 


▲앞으로 최민서(13)를 많이 응원해주세요~. 


▲즐거운 시상식. 먼저 3위 입상자들. 최병덕(시상) 양덕주 윤명철 소재경 이철주 김춘식 박휘재 최호철 김종화(시상).


▲애석한 준우승. 최병덕 서중휘 김동한 홍근영 최민서 김종화. 


▲우승엔 박중훈 조종신.


▲모두의 질투(?)속에 행운상 시상식. 자석바둑판은 석광현 양완규의 차지. 


▲행운3등상 최돈민 장두화 김종화(시상이 아니고 수상임) 진재호(사진 찍는다고 안 보임. 


▲행운2등상 최준민(팻말 잘못 들었음^^) 이기수.


▲그리고 행운 대상엔 7월의 신부 송예슬이 낙점.





※ 이 기사는 현장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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