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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2-02 02:24:12
  • 수정 2019-02-02 03: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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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 금요일이 기다려질 겁니다!' 2월의 첫날 서울 압구정기원에서 벌어진 제1회 '압구정 불타는 금요일 토너먼트' 박승문-김종수(승) 결승 장면.

 

금요일 밤의 열기 속으로!

 

<토요일 밤의 열기(Saturday Night Fever)>는 70년대를 풍미했던 비지스(Bee Gees)의 음악이 전편에 깔리는, 디스코 문화를 유행시킨 세기적 영화이자 뮤지컬이다. 존 트라볼타를 따라하며 디스코텍을 깨나 출입했을 그 ‘쉰 세대’들이 젊음의 거리 압구정에서 금요일 밤의 열기(Friday Night Fever)를 쏟아내었다.

 

시니어들의 기력연마를 위한 바둑도장을 자처하는 ‘압구정리그’가 또 하나의 대회를 열었다. 2월의 첫날 서울 압구정기원(원장 장시영)에서는 한국 시니어바둑계 대표 시니어+여성 21명이 모여 ‘압구정 불타는 금요일 토너먼트(이하 압구정불금)’첫 대회를 개최했다.

 

‘압구정불금’은 현재 압구정리그에 참여하고 있는 선수들을 대상으로 매월 첫째 셋째 주 금요일에 열기로 했다. 단, 4월까지는 압구정리그에 출전하지 않는 시니어나 여성에게도 문호를 개방하여 출전할 수 있게 했다.

 

▲ 서울 압구정기원에서 벌어진 압구정불금토너 제1라운드경기 장면.

 

압구정리그는 청룡 백호 주작 등 3개조에서 내로라하는 한국의 시니어 여성 선수 60명이 참여하고 있는 한국최고의 동호인리그. 다만 1년에 4차례 시행되는 리그 외에, 출전선수들의 의욕을 고취시키고자 이번 달부터 격주로 ‘작은’ 토너먼트를 기획한 것.

 

압구정불금은 내셔널리그 서울압구정 한윤용 단장의 전폭적인 후원으로 출범했다. 한단장은 “압구정리거들이 젊은이 못지 않게 치열하게 바둑을 연마하는 모습이 좋았다. 이들의 열정을 격려하고자 작은 대회를 열었다. 선수들에겐 뭐니 뭐니 해도 대회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라며 대회 후원배경을 설명했다.

 

압구정불금은 평일 오후에 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적잖은 ‘바생바사’들이 출전을 반겼다. 더러는 직장을 조퇴하거나 금쪽같은 연월차를 쓰고 나온 이들도 있었다.

 

무려 21명이 출전신청을 했다. 16명 정도만 모여도 대성공이라고 보았던 압구정기원 장시영 원장은 “첫 대회임에도 불구하고 호응이 좋았다. 다음 대회 때는 더욱 많은 인원이 참여하겠다고 벌써부터 신청을 해둔 상태다.”며 성공적인 대회를 예상했다.

 

▲ 불금토너먼트 첫 대회를 맞아 한수 한수 열중하는 모습. '당신이 바로 프로입니다!'

 

대회방식은 무작위 토너먼트. 그때그때 참가숫자에 따라 무작위로 토너먼트를 벌이고 일정 숫자가 남으면 어쩔 수 없이 부전도 생기는 방식이다.

 

21명이 추첨을 통해 상대를 고른 다음 1-2, 3-4번이 맞붙는 방식으로 승패를 갈랐다. 그 결과 이용만-서부길, 박윤서-장시영, 채영석-정지우, 김종수-김일환, 박승문-노근수, 안재성(부전)이 승자조로 상위 라운드로 올라갔고, 불의의 일격을 맞은 패자조 10명은 익명의 후원자가 내건 또 다른 상금 30만원을 향해 또 낙엽줄 토너를 계속했다.

 

승자조 11명이 다시 무작위 토너먼트를 벌려 이용만(부전)-김종수-안재성, 박윤서(부전)-채영석-박승문 6명이 6강에 진출했다.

 

4강 대결은 이용만-김종수, 박윤서-박승문 대결로 프로2명 아마 2명이 만났다. 결국 프로가 양측에서 모두 이겼고, 초대 우승은 압구정 감독인 김종수가 작년 말 벌어진 압구정 왕중왕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박승문에게 승리를 거두고 첫 불금제왕에 올랐다.

 

▲ '다음 중 프로가 아닌 사람은?' 정대상-차민수의 낙엽줄 결승전. 차민수가 대마를 잡고도 역전패하자 오히려 정대상이 멋적은 듯 머리를 긁적대고 있다. 서 있는 이는 김종수 나종훈 김희중 조민수.

 

프로는 김일환 김종수 정대상 박승문 김희중(퇴직 프로) 박지영이 출전했고. 내셔널리그를 누비는 강타자 8명이 참가하여 전국대회 이상의 질 높은 토너였다. 참고로 압구정룰에서 프로와 아마가 만나면 아마가 흑2집반을 공제한다. 4집이 프로의 핸디인 셈.

 

한편 1라운드에서 불의의 일격을 맞았지만, 동메달 결정전에 진출했던 멤버들 중 차민수와 정대상이 결국 결승에서 만나 정대상이 대마를 잡혔지만 결국 역전승을 거두었다.

 

제1회 압구정불금 출전자 명단(순서 없음)
이용만 박윤서 김일환 김종수 박지영 최호철 채영석 정대상 장시영 조민수 김희중 노근수 노상호 장혁구 서부길 이정권 박승문 정지우 차민수 안재성 이석희

 

압구정불금 안내
일시=매월 1,3주 금요일 오후2시(제2회 대회 2월15일)
대상=압구정리그 참여자 및 시니어(40세 이상) 혹은 여성
시상=우승-40만원, 준우승-10만원, 3,4위-5만원
참가비=2만원(기료 및 식대 포함)
참가문의=장시영 010-4318-6791

 

▲ 무작위 토너먼트라서 매회전 추첨을 통하는 바람에 대진표를 변변하게 만들지 못했다. 육필 자체에서 그 치열함을 느낄 수 있을까. 이름을 보아하니 '전국대회 저리 가라'의 화려함을 느낄 수 있다.

 

▲ 노상호-안재성. 뒷줄은 이용만-박지영 프로.

 

▲ 정대상-김일환. 김일환 프로는 올 시즌부터 원봉루헨스 감독을 맡게 되었다.

 

▲ 아마유단자대회 1970,71년 2연패를 차지한 바 있는 '올인' 차민수-박승문 프로.

  

▲ 박승문 프로는 최근 압구정리거가 된 후 성적이 좋다.

 

3월 싱가폴 카지노 부사장으로 부임하게 되는 차민수는 짬을 내어 압구정불금에 출전했다. 그는 승부가 고플 땐 자주 압구정에 등장한다. 

 

▲ 김희중-정지우. 

 

▲ 정지우는 올 시즌부터 서울압구정에서 활약할 예정.

 

▲ 압구정기원 원장 장시영- 군밤장수 모자가 눈길을 끈 더프가이 조민수.

 

▲ 서울압구정 박윤서와 서울푸른돌 감독 채영석. 채감독은 압구정 정지우를 이겨 '선수보다 더 센감독'으로 칭송이 자자.

 

▲ '속기사' 정대상과 김희중은 토너먼트의 와중에 압구정리그전 경기를 또 펼친다. 뒷줄은 김일환-김종수 프로. 

 

절친한 친구인 김종수-안재성 6강 맞대결. 이들이 마주 앉은 모습을 보니 35년전 월간바둑에서 보았던 사진 한장이 오버랩된다. 1985년 아마유단자대회 결승에서 두 사람이 만나 안재성이 인생바둑을 둔 끝에 반집승을 거둔 바 있다. 

 

▲ 김종수 서울압구정 감독.

 

▲ 올해부터 원봉루헨스에서 활약하게 될 안재성.

 

▲ 압구정의 초강자 김희중 사범이 이번 불금토너에서는 초반에 완패를 당했다. '쉬면 뭐하나?' 또 압구정리그 경기를 한윤용 단장과 치르고 있다. 

 

▲ 박승문-박윤서 4강전.

 

▲ 조민수-정대상 낙엽줄(패자조) 경기.

 

▲ 왕년의 아마국수 이용만이 4강까지 진격했다.

 

▲ 김종수-박승문 결승전.

 

▲ 든든한 패트런 서울압구정 한윤용 단장이 우승자 김종수와 준우승자 박승문에게 시상하고 기념촬영.

 

※ 이 기사는 현장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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