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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11-13 23:17:12
  • 수정 2018-11-13 23:2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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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棋聖전 4강전 이루비-최정 경기 모습.

 

졌지만 잘 싸웠다!

 

박지영 강지수 장혜령 김다영까지 무려 4명의 프로를 격파하고 여자棋聖전 4강까지 진격하며 돌풍을 일으켰지만 최정에게는 역부족이었다.

 

‘여제’ 최정을 넘진 못했지만 ‘아마’ 이루비로서는 대단한 여정이었다.

 

5일 저녁8시 서울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제2기 한국제지 여자棋聖전 4강전 두 번째 경기에서 유일한 아마선수 이루비의 돌풍은 결국 일인자 최정에 의해 소멸되고 말았다. 177수끝 흑불계승.

 

이로써 결승티켓을 거머쥔 최정은 어제(12일) 벌어진 4강 첫 대국에서 조승아를 이긴 김혜민과 오는 19일(월)부터 여자棋聖전 결승3번기를 갖는다.

 

시작하자마자 최정을 장고의 늪에 빠지게 하는 등 출발은 이루비가 좋았다. 다만 상대를 너무 의식하다보니 시간 조절을 하지 못해서 때 이르게 시간에 쫓긴 것이 불운의 시작이었다. 특히 우변에서 시간연장책으로 무심코 끊어둔 수가 거꾸로 역습을 허용하면서 백 대마가 일방적으로 몰리게 되었다.

 

이루비는 후반 들어 우변 백 대마를 방치한 채 좌상 방면을 키우는 승부를 걸었지만, 최정은 노련하게 귀살이를 하는 뒷맛을 남겨놓으면서 중앙을 크게 돌파하면서 승세를 굳혔다.

 

▲ 간혹 기침을 하면서도 꼿꼿한 자세를 잃지 않는 최정은 역시 일인자 다웠다.

 

바둑TV 해설을 담당한 박정상은 “이루비는 초반 80수까지 포석을 잘 짰으나, 시간에 쫓기면서 결국 패착성 실수가 나와서 바둑을 그르쳤다. 한편 최정은 부담되는 일전을 흔들림 없는 자세를 견지하며 일인자의 면모를 보여주었다.”고 총평했다.

 

최정은 국후 “역시 시간연장책으로 둔 수가 큰 실수가 되었고, 그 이전까지는 만만찮았다.”고 바둑을 팡한 뒤 “(김)혜민 언니와는 오랜만에 경기를 하는데 좋은 바둑을 보여드리겠다.”고 결승에 임하는 소감을 밝혔다.

 

한편 패했지만 밝은 웃음을 잃지 않았던 이루비는 “여기까지 올라온 것도 과분하고 멋진 경험이었다. 내년에는 프로가 되어 다시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루비의 4강 진출은 아마가 프로기전에서 가장 높이 올라간 기록이다. 2011년 조인선(현 프로)이 아마의 신분으로 명인전 8강까지 진출한 것이 그간 최고 높이.

 

제2회 한국제지 여자棋聖전 우승상금은 3000만원, 준우승상금은 1000만원이다. 제한시간은 피셔방식으로 20분+30초.

 

돌풍은 여기서 멈추지만 이루비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 경기전 이루비가 최정을 존경한다고 하자, 최정이 '존경까지는…'하며 서로 환하게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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